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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s story

[30s] Page 07. 4개월 간의 재취업 여정기


토요일

10월 28일, 2017년

@서울여자고등학교

서울특별시 마포구 백범로25길 34



Intro. 4개월 간의 여정, 재취업 후기를 시작하며



기간 

 - 2017.3분기 - 2017.4분기


 1년여 전에 원하던 곳에 최종합격을 했을 때, 이 글을 개인 블로그에 작성해야겠다는 생각은 별로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앞으로 다닐 직장과 관련하여 혹여나 트집 잡힐 것이 생기지는 않을 지도 걱정이었고, 이런 글을 쓰는 것이 괜한 자기자랑일 것 같아서였습니다.

 그래도 제 인생에서 30대를 이야기할 때, 이 기간을 빼 놓고서는 설명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생각이 섰고, 자기자랑도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씁니다.


 제가 합격한 곳에 대한 추정이 가능할 수 있으므로, 지원한 혹은 준비한 모든 기관은 익명으로 처리하였습니다. 맨 위 사진은 모든 공기업 지망생들이 한 번씩은 꿈꾸는 한국전력공사 필기시험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Chapter 01. 하반기 준비



 대학교 4학년 시절, 약 1년 간 A기업을 준비하면서 전공 필기시험을 준비했습니다. 재무회계, 재무관리, 경영학 3과목이었는데, 처음 하는 것이다보니 기본강의 한 번 돌리니까 계절이 두 번 바뀌더군요. 그래서 필기시험에서 당연히 낙방하고 말았습니다. 그와 거의 동시에 사기업에 붙어서 3년 6개월이라는 시간을 보내게 되지요.


 사기업을 재직하던 중에는 제 나름대로 발버둥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가 2년여 간의 미국 파견생활이었고, 2016년 1월부터 '2017년 상반기 중 퇴사'를 목표로 AICPA를 준비했습니다. 최종 합격 시점이 2017년 8월이었다는게 아쉬웠지만..


 이 두 문단을 먼저 이야기한 이유는 제가 2017년 하반기 취업시장에서 다른 일반적인 취업준비생(대학교 재학생이라던지)과는 차원이 다른(자기자랑이 아닙니다.) 스펙과 경험, 실력을 가지고 뛰어들었다는 것을 미리 알려드리기 위함입니다. '아 저 사람도 4달 준비해서 원하던 곳에 취업했구나!'로 오해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거든요. 굳이 정확히 표현하자면 '4년 준비해서 원하는 수준의 직장에 들어갔다.'로 말할 수 있겠네요.


 아무튼, 위와 같은 이유로 저는 2017년 7월부터 2017년 10월 A매치 데이까지 정확히 3개월 동안 필기시험을 다시 준비하는게 엄청 버거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주전공도 다르고, 베이스도 없다면 저보다는 세 배는 준비하셔야 할 겁니다.


 2017년 7월과 8월은 필기시험 공부 올인 및 자기소개서 기본 베이스 생성, 2017년 9월부터 11월까지 약 9주 간의 주말마다 필기시험 최소 1개 이상 응시하기, 면접 준비는 정말 원하는 곳을 제외하고는 필기시험 결과 나왔을 때부터 3일 정도만 준비하기 정도가 제 하반기 계획이었습니다.


 공부는 집 근처 독서실을 등록하고 다녔습니다. 나이가 먹어서 그런지 집에서는 도저히 공부가 안되더라구요. 틈만 나면 침대에 누워서 휴대폰이나 만지고 ㅎㅎ 제가 정한 직렬은 경영이었기 때문에, 재무회계, 재무관리, 경영학 1차 객관식 강의를 돌렸습니다. 물론 베이스가 없으면 기본강의부터 돌리셔야 합니다.


 재무회계는 5주 정도 걸렸고, 재무관리는 시간조절 실패로 8주 걸렸습니다. 경영학은 4주에 끝낸 후, 직접 작성한 요약노트를 매일 1차례씩 돌리면서 CPA 기출문제를 풀었습니다.


 공부 집중이 되지 않을 때에는 자기소개서를 미리 써 두었습니다. 역시 사기업 짬밥이 있다 보니, 거의 모든 자기소개서 기출 문항에 대해 매끄럽게 작성할 수 있더라구요. 본인이 대학교 재학생인데 자기소개서 쓸 말이 없다고 하면, 알바나 인턴이라도 3개월 초과하여 하시길 권장합니다. 대부분 조직에서는 3개월 이내 인력에게 팀플레이를 요구하는 업무를 주지 않기 때문에, 이걸 자기소개서에 포장하더라도 면접에서 털립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최종합격 합불을 가르는 결정적인 요소는 자기소개서입니다. 필기를 붙어도 자기소개서 기반 면접에서 기억에 남는 인상을 주지 못하면 붙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Chapter 02. 9주간의 필기주간



 2017년 하반기의 경우, 공공기관 합동채용이라고 해서 필기시험을 몰아서 보는 기조가 일어나기 시작하던 시기였습니다. 2018년에 들어서는 그 집중도가 더 높아졌더라구요. 하여, 제가 썼던 '매주마다 필기시험 보기' 전략 구사가 많이 힘들어진거 같습니다. 하지만 최대한 필기 시험을 많이 응시하는 쪽으로 서류 접수를 하길 추천합니다. 수능 모의고사처럼 정답이 공개되는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 공부를 하면 본인이 어떤 문제를 틀렸는지, 어느 챕터가 취약한 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기 날짜는 필기 시험을 본 날 혹은 해당 주간을 의미합니다.


- 2017년 9월 16일: B기업 필기시험

 처음으로 NCS를 맛 본 필기시험이었습니다. 전공지식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깨닫기도 했구요.


- 2017년 9월 23일: 금융감독원 1차 필기시험

 이 날은 필기를 본 기관이 금융감독원밖에 없었기 때문에 이를 밝힙니다. 물론 쉽지는 않았지만 높은 합격자 배수 등으로 통과를 합니다.


- 2017년 9월 30일: C기업 필기시험

 두 번째 NCS와 전공 필기 시험을 경험했습니다. 슬슬 어느 수준으로 공부를 해야하는지 감이 왔습니다.


- 추석연휴(약 9일 가량의 황금연휴였음)

 당연하게도 추석연휴에 어디가지않고 매일마다 독서실을 출입했습니다. 특히 경영학 과목은 하루라도 보지 않으면 내용을 까먹을 정도로 휘발성이 높으니, 이를 중심으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 2017년 10월 14일: D, E기업 필기시험

 슬슬 필기시험 기관이 많아지기 시작합니다. 10월은 취업준비생들에게 매우 바쁜 달입니다. 서류, 필기, 면접 등 갖가지 전형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거든요. 특히 면접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경우, 서류나 다음 필기 시험 준비에 소홀해 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다른 수험생들에게는 기회의 시기이기도 합니다.


- 2017년 10월 21일: F, G기업 필기시험 (A매치 데이)

 사실상 하반기의 분수령이 되는 주간입니다. A매치 데이랑 10개 가량 되는 기관이 10월 셋째 주 토요일 오전에 동시에 필기시험을 보는 날입니다. 여러 곳의 서류를 통과하더라도, 실제로 볼 수 있는 시험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필기 실력자들이 분산되기에, 저처럼 실력이 좀 낮은 사람들에게는 둘도 없는 날입니다. 냉정하게 말해서 이 날 시험을 떨어졌다는 건, 내년 상반기를 준비하는게 나을 수도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 2017년 10월 28일: 한국전력공사 필기시험

 하반기의 꽃이자, NCS의 높은 벽을 실감할 수 있는 한국전력공사 필기시험이 있던 주간이었습니다. 물론 붙는 사람만 붙습니다.


- 2017년 11월 4일: H, I기업 필기시험

 슬슬 코트나 패딩을 입고 시험장에 가기 시작하는 주간입니다. 계속해서 시험을 보러 가는 사람과, 서류와 필기를 다 떨어지고 면접 하나에 올인하는 사람, 상반기를 준비하는 사람 등으로 나뉘기 시작합니다.


- 2017년 11월 11일: J기업 필기시험

 여름부터 꾸준히 준비한 사람들에게 그 보상이 주어지기 시작하는 주간입니다. 계속해서 서류를 지원할 힘이 남아있던 사람들에게만 주어지는 필기 주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 2017년 11월 18일: K기업 필기시험

 하반기의 끝물 주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은 면접 단계에 들어가 있으며, 단기 인턴에 지원하는 취업준비생도 늘어나는 시기입니다.



Chapter 03. 면접 준비



 서두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면접 준비는 별다를 게 없습니다. 일단 서류 지원시 제출했던 자기소개서에서 이미 결판이 나 있어요. 그렇지만 뭐라도 준비해야겠다 싶으면 '짧은 시간 내에'(3-4일) 해당 기업에 대한 정보를 '본인이 직접' 취합을 하며 면접 자료를 준비해야합니다. 


 '짧은 시간 내에' 해야하는 이유는 2가지입니다. 첫째, 단기간에 정보를 파악함으로써 암기력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둘째, 시간 절약이 가능합니다. 참고로 면접 준비는 하루에 3시간을 넘겨서는 안 됩니다. 서류 작성 및 지원도 마찬가지입니다.


 '본인이 직접' 해야하는 이유도 2가지입니다. 첫째, 직접 취합하는 과정에서 기업 정보를 자세히 숙지할 수 있습니다. 둘째, 면접장 들어가기 직전에 볼 자료를 본인 입맛에 맞게 편집할 수 있습니다. 


 


Outro. 재취업 그 후 1년



 위 과정을 거친 후, 제가 원하는 곳에 입사를 하였습니다. 1년여가 지난 지금 만족하며 다니고 있습니다. 


 취업준비생 중 몇 분이 이 글을 볼 지 모르겠지만, 다음 몇 가지 사항만 지키면 빠른 취업이 가능할 겁니다.


 - 취준이 대단하고 어려운 것으로 생각하지 마세요. 진정한 전쟁은 입사 이후 생존게임입니다. 바꿔 말해서, 취준 기간은 반 년 안으로 끝낸다고 생각하고 접근하세요.


- 전공 필기 시험을 준비하는 분들은 시험 난이도나 범위를 보수적으로 잡고 접근하시기 바랍니다. 70 정도의 수준을 출제하는 기관의 필기시험에 70을 준비하고 가면, 100을 준비하고 가는 분들에게 필패합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 자기 자신에게 타협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단 하루도 쉬지 말고 책상 앞에 앉아서 뭐라도 펼쳐놓으세요.



Tuesday

January 08, 2019



※ 다음 이야기부터는 현재 시점으로 돌아와서, 제가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에 대해 함께 알아가는 시간을 갖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