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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back story

[Outback] sheet 58. Outback story week 17






Date       12.03.21. - 12.03.27. 

 

호주 시드니 생활 17주차입니다. 

-사진 이야기 
토요일에 마감을 끝내고, 직원들 몇명과 함께 펍을 갔습니다.

맨 왼쪽 녀석이 잭. 미안하다 너에게 초상권 따위는 없다..

 

17주차 일정 요약 

 

12.03.21.수

출근했더니 새로운 쉐프가 눈에 들어옵니다.

누군가 했더니 피트와 동급인 수쉐프 스티브.

2012년 10월에 캔버라에도 제이미 이탈리안이 생기는데, 거기 오픈전까지 여기서 일한다네요.

그런데 이것저것 너무 FM으로 일을 시키는 태도때문에, 키친핸드쪽은 물론이고 쉐프들도 스티브를 싫어합니다.

처음 왔으면 좀 적응기간을 거치고 이야기를 할 것이지... 초장부터 그러냐.

하여튼 좀 많이 짜증나는 마감시간이었습니다.




12.03.22.목. 

낮에 채스우드에서 알게된 동생녀석과 커피 한 잔을 했습니다.

21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학생비자로 와서 3년째 열심히 살고 있는 친구인데...(이제 23살)

얼른 졸업장을 따고 한국에 돌아가서 군대부터 가거라 라는 말을 해줬습니다. 


그리고 출근.

전날보다는 다소 수그러진 스티브의 잔소리. 

다행히 스티브가 23시에 퇴근해서 마감은 편하게 했음.




12.03.23.금.

생각보다 손님들이 많이 오지 않았습니다. 편하게 일했습니다.




12.03.24.토.

역시나 토요일이라 북적북적. 하지만 목요일보다 편했다는 사실.

스티브가 이날은 출근을 안해서, 키친 분위기가 너무나도 좋았답니다. 

마감을 한 후, 직원들 몇 명과 펍에 가서 맥주 한 잔을 했습니다. 



12.03.25.일.

성당에 출근하고, 미사를 드리고, 주목적인 밥을 먹었습니다.
오는 길에 일주일간 밀린 장을 보고 왔네요. 

요즘 한달이 넘게 보드를 못 타고 있네요. 다음 주에는 반드시 타러 가야겠어요.



12.03.26.월.

데이 오프.
집에서 그동안 밀린 페이퍼 워크(?)를 좀 했습니다.

방 청소도 하고, 여행 관련 전단지도 체크하고, FMF 포스팅도 하고.



12.03.27.화.

화제작 <헝거 게임>을 봤습니다.

적당히 괜찮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재미때가리없는 <트와일라잇>보다 열 배는 재미있더군요.

다소 배틀로얄 느낌이 나기는 하지만 뭐... 

후속편도 챙겨봐야겠습니다. 


출근해서 스티브가 없는 키친 일을 행복하게 했습니다.

이상하게 제일 바쁜 금요일과 토요일보다, 이틀 쉬고 다시 일을 시작하는 화요일이 가장 피곤하더군요. 

영화 시간을 맞추느라 라면만 먹고 출근해서 그런가... 몬스터가 아닌 다른 에너지음료(Wicked 먹었어요.)를 먹어서 그런가...

체력관리를 하기 위해서, 내일은 다시 스테이크 + 밥을 먹고 출근합니다 ㅋㅋ



워홀 생활이 오늘로서 반환점을 찍었네요


한국에서 계획할 때, 제 원래 워홀은 6개월짜리였습니다.

11,12,1월에 인턴을 한 후, 2월 15일쯤에 출국을 하고, 8월 14일쯤에 도착하려는 그런 계획.

그런데 매우 운이 좋게도 8,9,10월 인턴으로 기간이 변경되었답니다.

그래서 11월 29일에 출국, 30일에 시드니로 오게 되었지요.


지금 되돌아보면 6개월 플랜대로 했더라면, 정말 아쉬웠을거 같아요.

현재 진행하고 있는 8개월 플랜도 '아, 아쉽다. 두 달이나 세 달정도 더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거든요 ㅎㅎ 


하여튼, 8개월 240일 플랜의 절반, 120일차가 오늘 2012년 3월 28일 수요일입니다. 

아니 벌써 이렇게 되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 백팩커에서 3박하던 때,

이력서 돌리는데 연락이 안 왔던 때,

첫 잡을 5일 일하고 때려친 때,

10시간 일하면서 새해 폭죽놀이를 봤던 때,

제이미 이탈리안에 이력서를 내러 갔던 때,

등등.... 이건 호주 떠날 때 포스팅에 다시 써야겠네요 ㅎㅎ 


사람을 많이는 아니지만, 꽤 다양하게 만나고 있습니다.

시민권자, 영주권자, 학생비자, 워홀러들 등등

각자의 사연이 있고, 하고 있는 일이 있고, 계획이 있더라구요.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나는 과연 잘 하고 있는 걸까?'라는 자문을 해 봅니다. 자기 반성이지요. 


호주 생활을 하면서 얻고 있는 값진 것들은, 죄송하지만 인터넷 상에서는 표현이 잘 안되네요.

페이스북이야 말할 것도 없고... (이건 저 살아있습니다 정도로만 활용하고 있어요)

그나마 좀 포장하는 것 없이 날것으로 쓰는 것이 이 블로그 포스팅입니다만... (좀 기록 위주의 성향이 강한 것 같기도 해요)


주로 얻고 있는 값진 것들이 제 자신에 대한 것, 저의 미래, 진로,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실수를 하고, 그것을 반성하고, 좀 더 나아가려고 노력하는 모습,

그 과정에서 얻게 된 교훈, 경험 뭐 이런 무형의 것들이라

글로는 잘 표현이 되지를 않네요 ㅎㅎ


술자리에서 술을 마시다가 툭 하고 이야기가 나올수도? 



뭐 그렇습니다. 


호주 워홀을 간다고 했을때, 겉으로나 속으로 '그거 왜 하러 가냐?'라는 지인들이 있었는데요. 

저는 지금 전혀 후회를 안 합니다. 안 왔으면 평생 후회할 뻔했어요. 







아래는 워홀을 떠나는 우리 워홀러들을 위한 격려의 글입니다. 다소 오그라들수도 있어요. ㅎㅎ




학교를 다니면서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하고..

또는 부모님이 주신 돈으로 어학연수나 교환학생을 가서 파티나 하고 있고...

일반적인 대학생들의 모습이지요.


하지만 우리, 워홀러들은 한국에서의 안정된(?), 혹은 익숙했던 생활을 과감히 중단하고

8900km 떨어진 이 곳, 호주로 왔습니다. 


생전 처음 와 보는 곳, 다른 화폐, 익숙하지 않은 영어를 써 가면서 

집을 구하고, 이력서를 들고 다니면서 일자리를 알아보고, 헉헉대며 일하면서 하루를 마감하고.

이런 과정들 속에서 우리는 성장하고 있습니다. 


친구들이 해운대를 갈 때, 우리는 맨리 비치를 갑니다.

친구들이 왕십리 IMAX를 갈 때, 우리는 달링하버 IMAX를 갑니다.

친구들이 싸이를 보러 갈 때, 우리는 슬립낫과 림프비즈킷을 보러 갑니다.

친구들이 맥스를 마실 때, 우리는 퓨어 블론드를 마십니다.


얼핏 보았을 때는 오해의 소지가 있어 보이는데, 다른 의도는 없습니다.

이렇게 다른 나라에 와서 일을 하고, 생활을 하면서 겪게 되는 경험의 스팩트럼이 

한국에서 생활을 할 때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할 뿐입니다.


이처럼 한국에서 지내는 친구들의 일상생활이 따분하게 느껴질 정도로, 

우리는 다이나믹한 생활을 하고 있지요. (다이나믹하지 않다면 반성하세요!)


우리의 젊음은 너희의 젊음보다 더 찬란하게 빛나고 있다. 


그러니까 우리 워홀러들, 너희(한국 친구들)들이 한국에서 살고 있는 것을 보면서

'나는 여기서 뭐하는 걸까. 허송세월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은 버리세요.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입국 심사를 마치고 호주 땅을 밟는 순간부터 

워홀 생활은 성공한 겁니다.



앞으로도 각자 가지고 있는 목표를 달성하기를 바라면서,

G'day mate!